북한에 2년간 억류됐던 케네스 배 선교사 간증
"집으로 돌아가게 해 달라고 매일 기도했습니다. 하지만 1년이 지나도록 하나님은 제 기도를 들어 주지 않으셨어요. 그러면서 의문이 생겼죠. '아, 내가 이곳에 남길 원하시나?' 그리고 받아든 어머니의 편지에는 '다니엘의 믿음이 필요한 때인 것 같다'고 적혀 있었어요. '그리 아니하실지라도'의 믿음이었죠."
비로소 그는 결심했다. "이제 제 뜻이 아닌 주님의 뜻대로 하십시오. 쓰임받기를 원합니다." 이후 모든 게 달라졌다. 자신을 지키는 간수들은 더 이상 '억압자'가 아닌, 하나님의 사랑을 전해야 할 '잃어버린 양'이었다. 그렇게 그들과 대화하기 시작했고, 하나둘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했다.
배 선교사는 끝내 국가 전복을 꾀했다는 이유로 15년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아침부터 밤까지 중노동을 참아내야 했다. 그 사이 영양실조로 병원을 드나들기도 했다. 그가 견딜 수 있었던 유일한 이유는 주님이었다. "예수만이 소망"이라는, 어쩌면 흔한 구호와도 같은 이 고백을 그는 그제서야 깊이 깨달았다고 했다.
"교화소 간수들이 저를 평가하기를 '근면하고 성실하며 고지식하다'는 겁니다. 따로 감시하지 않아도 일을 게을리하지 않아서인데, 제가 그랬던 건 한평생 '예수'라는 이름조차 제대로 들어보지 못하고 죽는 그들에게 '예수의 그림자라도 보이자'는 간절함 때문이었죠. '그들은 비록 나를 죄인으로 여기지만, 나는 그리스도의 사랑을 비추는 빛으로 여기 와 있다'는 정체성 때문이었습니다."
"어느 날 한 북한인이 제게 '정말 하나님이 살아 계시냐'고 묻더군요. 그래서 '그렇다'고 했더니, '그런데 왜 아직 당신은 여기 있느냐'고 되묻는 겁니다. 저는 다시 이렇게 대답해 줬습니다. '하나님께 아마 다른 계획이 있나 봅니다. 혹시 당신 때문일지도 모르죠. 당신에게 하나님을 전하라고.'"
배 선교사는 마침내 지난 2014년 11월 풀려났다. 이후 그는 전보다 더 북한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 그가 북한에 억류돼 있던 동안 가장 깊이 깨달았던 건, 어떤 순간에도 하나님께서는 그를 잊지 않으신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 역시 북한을 잊지 않으려 한다.
끝으로 억류돼 있던 중 배 선교사가 북한 간수에게 들었다는 질문을 옮긴다.
"우리는 간수고, 당신은 죄인인데, 왜 당신이 더 행복해 보이나요?"
(기독일보 일부 발췌 https://goo.gl/5hK6Tx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