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싼 은혜는 시장에서 행상인들이 파는 싸구려 물건과 같은 은혜를 의미한다.
값싼 은혜는 우리를 죄악의 고통에서 자유케 하는 사죄와 같은 것이 아니다. 값싼 은혜는 우리가 스스로 베푸는 은혜이다.
값싼 은혜는 회개의 요청이 없는 사죄, 교회의 훈련이 없는 세례, 고백없는 성찬, 개인적인 고백이 없는 죄사함을 선포하는 것이다.
값싼 은혜는 제자도가 없는 은혜, 십자가 없는 은혜, 살아계시고 성육신 하신 예수 그리스도가 없는 은혜이다.
값싼 은혜란 교리, 원칙, 체계로서의 은혜를 의미한다. 그것은 하나님의 사랑이라는 일반적인 진리로 받아 들여지는 죄사함을 의미한다. 그같은 생각에 지적으로 동의하는 것만으로도 죄 사함을 받기에 충분하다는 입장을 취하는 것이다.
이같은 교회는 세상에 대해 사죄에 필요한 어떠한 통회도 요구하지 않는다. 더구나 죄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진정한 갈망도 없이 죄에 대한 값싼 해결책을 발견한다. 그러므로 결국 값싼 은혜는 하나님의 말씀이 성육신하는 것을 부인하는 결과를 낳는다.
-디트리히 본회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