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수도사로서 흠 없이 살았다.
하지만 나는 내가 하나님 앞에서 지극히 어지러운 양심을 가진 죄인임을 느꼈다.
내가 내 자신에게 만족하면 하나님 마음이 풀리신다는 것을 믿을 수 없었다.
나는 죄인들을 벌하시는 의로우신 하나님을 사랑하지 않았다.
그래, 나는 그분을 증오했다.
또 하나님을 모독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은밀히, 분명 큰 소리로 중얼거리며, 하나님께 화를 내고 이렇게 말했다.
“하나님은 원죄로 인해 영원히 잃어버리신 비참한 죄인들이 십계명 율법에 따른 온갖 재앙으로 말미암아 산산조각이 나는데도, 이런 죄인들이 하나님을 소유하지 못한 채 복음으로 인해, 정녕 그의 의와 진노로 우리를 위협하는 복음으로 인해 고통이 더해 가는데도 충분하지 않으신 것 같군요!”
이처럼 나는 맹렬하고도 고달픈 양심으로 분노를 토해 냈다.
그럼에도 나는 그곳에서 바울을 끈덕지게 두들기며, 바울이 알기 원했던 것을 아주 열렬히 알고 싶어 했다.
마침내 나는 하나님의 은혜를 힘입어, 밤낮 묵상을 거듭하다, 이 말씀 곧 “그 안에서 하나님의 의가 나타나나니, 기록되었으되 ‘의인은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라’” 는 말씀의 문맥에 주목하게 되었다.
거기서 나는 하나님의 의가 의인이 하나님의 선물, 곧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게 하는 의라는 것을 이해하기 시작했다.
이것은 이런 의미다.
하나님의 의는 복음으로, 곧 자비로우신 하나님이 믿음으로 우리를 의롭다 하시는 수동적 의로움으로 말미암아 나타났으니,
“의인은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라”라고 기록된 것과 같다.
여기서 나는 완전히 다시 태어나 열린 문을 통해 낙원으로 들어갔다고 느꼈다.
“꺼지지 않는 불길”(마이클 리브스, 『복있는 사람』)中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