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골교회 목사님께서 페이스북에 포스팅하신 <목사 사용설명서>입니다.
동네분들을 섬기시는 모습이 감동이 되어서 같이 나눕니다. ^^
(아래는 목사님께서 페이스북에 올리신 글과 사진)
어제 주일에 나는 교인들에게 찌라시 한 장씩을 주며 전화기 옆에 붙여놓으라고 했다. '이럴 때는 전화하세요'라고 타이틀을 붙였지만 내가 의도한 타이틀의 속뜻은 <목사 사용설명서>다. 본래 의도대로 타이틀을 붙이면 교인들이 경기를 일으킬 것 같아 순화시킨 것이다.
몇 명 안 되는, 노인들이 전부인 시골교회에서 목회를 하다 보니 내 진심을 가로막는 일들을 경험하게 되었는데, 그것은 목회자에 대한 교인들의 지나친 분리의식이었다. 목사는 기도만 하고 말씀만 연구하며 교인들의 현실적인 삶의 문제에서 분리된 영역에 존재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오랫동안 신앙생활을 해 온 교인들일수록 이런 관념을 강하게 가지고 있다.
그런데 이들의 인식이 목회자를 삶의 현장으로 들어가 사람을 섬기는 일을 방해한다. "목사님이 왜 그런 일을 하세요?", "우리 목사님을 왜 힘들게 하고 그랴?" 등의 목사 감싸기와 보호하기를 열정적으로 하는, 오래된 신앙관념들이 나의 발목을 잡을 때가 많았다.
목회자는 섬기는 직분이라고 누누이 설교를 해도 하나의 잘못된 관념에 빗장질린 그들의 마음은 열릴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급기야 이런 유치한 찌라시를 손에 들려주고야 말았다. 이걸 통해 교인들이 나에게 전화할 리는 만무하다. 하지만 이 문구들을 한 번씩이라도 읽을 때마다 목사가 당신들의 삶의 현장에 있어야 하는 존재라는 걸 의식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