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능한 목사, 아버지가 자랑스럽습니다.

원바디2016.03.05 09:28조회 수 31130추천 수 109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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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능한 목사, 아버지가 자랑스럽습니다.

저의 아버지는 부산서지방 부일교회의 김무송 목사님이며 오늘 대구제일교회에서 은퇴찬하예배가 있습니다.참석하지 못하는 마음을 글로 대신합니다.

아버지의 목회자 은퇴를 찬하하며...

나는 아버지, 어머니란 말로도 가슴이 벅차다. 
우리 가족은 아버지, 어머니, 아들만 3형제 이렇게 다섯 식구다.
아버지는 어려서부터 뼈저리게 가난하셨던 분이다.
옛날 부산의 최고 명문이었던 경남 중학교에 합격하시고도 가난이라는 두 글자 때문에 진학할 수 없으셨다.

결혼 후에도 가난은 계속되었다.
온 가족이 누우면 몸부림도 칠 수 없는 단칸방에서 살아야했다.
거의 40년 가까이 된 얘기지만 생활비 만원 남짓한 돈으로 온 가족이 살아야 했다.
방2개짜리 전세로 옮겨서는 무슨 용기이신지 조카 한명까지 거두어 돌보셨다.
오랜 기간이 지나지 않아 그 사촌형은 미국으로 이민갔지만...
그런 와중에 둘째 아들인 나는 돌이 되기 몇 달 전부터 원인 불명의 설사병으로 3개월 이상 고생하다가, 탈수 및 영양실조로 죽음 직전에 이르고 부모님은 온갖 병원으로 돌아다녔지만 허사였다.
마지막이란 맘으로 결혼예물까지 전 재산 모두를 온전히 하나님 앞에 내려놓고 하나님께 눈물로 간구하셨다. 
그 눈물 때문에 지금 내가 이 글을 쓰고 있다고 믿는다.

아버지는 부산서지방의 어느 교회에서 25세에 집사, 30세에 권사, 35세에 장로가 되신 후 성직자의 길을 조금 늦게 시작하셨다.
부교역자 생활을 하시던 중 1983년에 부산동지방의 어느 교회를 개척하시고, 1996년에 서지방으로 옮기셔서 목회하셨다.
단독 목회는 2개 교회에서 27년간 하시고 이번에 1년 앞당겨 자원 은퇴를 하신다.

내가 철없던 시절 아버지를 통하여 느낀 목회자의 모습은 가난, 희생, 봉사 뿐 이라고 느꼈었다.
유창한 설교를 통하여 부흥시키는 목사님이 되길 바란 적도 있었고, 재미난 설교로 청중을 모으는 능력을 지닌 목사님이 되길 바란 적도 있었다.
하지만, 아버지는 항상 평범한 설교를 하는 조그만 교회의 목사님으로 27년을 지나셨다.

우리가 어린 시절 김치보다 고구마 줄기 반찬을 많이 먹이셔야 했었고, 때로는 간장을 아들에게 반찬으로 주셔야 했었고, 어떤 날은 눈물 젖은 눈으로 쌀이 떨어졌다고 하셨고,
주스가 먹고 싶은 아들에게 주스에 물과 설탕을 타서 희석시켜 주셨던 아버지다.

떠먹는 요구르트가 나온 지 3-4년이 지난 후에야 처음으로 우리에게 사 주시고 온 가족이 맛이 상한것 (신맛) 같다고 가게에 항의하러 갔다가 이상한 사람 취급받았던 우리 가족, 내가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단 한 번도 가족끼리 삼겹살 외식도 못 시켜준 가장이 나의 아버지다.

형이 고등학교 3학년일 때에게 학급 지원금 5만원을 못 내셔서 키 작은 우리 형을 제일 뒷자리에 앉히신 아버지, 둘째인 나는 초등학교 5학년 때 심한 급성 간염으로 입원시키라는 의사 말에도 3개월간 집에서 휴양시키셨던 아버지, 동생은 영양이 부족하여 소아 결핵이 걸려 투병하는 모습을 묵묵히 지켜보시던 아버지가 바로 나의 자랑스러운 아버지다.


아버지는 27년간 새벽예배까지도 한 번도 빠지지 않고 홀로 인도하셨고(연회 등의 공식적 출타는 제외), 한 번도 휴가가 없었던 무능한 목사님이 나의 자랑스러운 아버지다.

못하는 설교 준비는 뒤로하고 27년간 교회 청소와 화장실 청소를 하신 설교 전문 목회자가 아닌 미화 전문 목회자였던 나의 아버지, 장단 맞춘다고 27년간 교회의 부엌일을 하셨던 어머니 그분들이 이제는 자랑스럽다.

2009년 만장일치로 부산서지방 감리사로 추대되시고도 감리사직을 사양하신 목사님이 우리 아버지다.
훌륭한 분들은 감독님, 감독 회장님도 하시는데 훌륭한 나의 아버지는 감리사도 못하시고 은퇴하신다. 
은퇴하시면서도 교회에서 빈손으로 나오시며 헌금 더하지 못해 죄스러워하시는 가난 전문 우리 아버지.
퇴직적립금도 중간에 정산하셔서 전액 헌금하신 우리 아버지.

결혼 후 이제까지 40년간 추수감사헌금은 무조건 한 달 수입 전액을 바치셨던 무모한 우리 아버지.
30년 전 운전면허 따시고 좋아하셨는데 결국 티코도 한 번 운전 못해보신 우리 아버지.
하지만, 가난 속에서도 이웃을 도우시고, 가족을 위해 항상 기도하시고, 매일매일 전교인의 이름을 불러가며 기도(교인이 많지 않아서 가능함^^)하시고,
희생하시던 우리 아버지가 이제는 감히 자랑스럽다.

아들 한명은 목회하기를 내심 바라셨지만 아버지의 가시밭길 같은 목회를 보면서 우리는 절대 그렇게 살지 않기로 의기투합했던 우리 3형제가 조금 부끄러워진다.

어린 시절 철없이 하나님께 <30배, 60배, 100배 열매주신다고 하셨으니 내가 어른이 되면 아버지보다 30배, 60배, 100배 돈 벌게 해 주세요> 라고 어이없는 기도를 한 나에게 그 기도를 넘치게 이루어 주신 하나님은 아마도 나의 기도가 아닌 아버지의 기도에 응답하신 것 같다.


지금
형은 세계1위라고 하는 S전자 책임연구원이 되었고,
나는 전문의가 되어 개원하였고,
동생은 한의사가 되었다.

세 명이 지금의 모습이 되기까지 수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어느 것 하나도 하나님의 역사하심이 아닌 것이 없다.

아마 이제껏 가난하게 사신 아버지를 잘 모시라는 하나님의 뜻인 것 같다.
아버지에게 축복하시면 또 다 바치고 가난하게 지내실 것 같으셔서 아들들에게 맡기시는 하나님의 쎈스가 아닐까 싶다^^

이 모든 것이 아버지의 기도와 희생의 결실이라는 것에 우리 3형제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지금 지나고 보니 매주일 하셨던 아버지의 설교는 항상 평범했지만, 아버지의 70년 인생 자체가 가장 길고도 위대한 설교였다.
그것을 마흔이 되어서야 이제 깨달았다.
깨닫고 보니 아버지가 은퇴하신다.

돌이켜보면 인간적으로 가족의 추억은 가난과 어려움 뿐이지만....
하나님 앞에서는 은혜와 축복 뿐인 세월이었다.
우리 가족 5명은 가족인 동시에 하나님이란 빛 하나만을 바라고 가난이라는 긴 터널을 지나면서 같이 수많은 은혜와 축복의 단비를 경험한 신앙의 동지였다.

아버지의 은퇴는 진심으로 찬하합니다.

http://www.kccnews.net/NEWS/bbs/board.php?bo_table=COLUMN&wr_id=54&sca=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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