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광장에 ‘호국보훈의 불꽃’을
▲ 대한민국재향군인회 안보대응부장 |
호국보훈의 달이다. 서울·대전 현충원과 부산 유엔공원묘지, 전국의 참전전몰용사 충혼탑 앞에는 추모객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현충일 아침 조간신문에 실린, 유치원생이 고사리손으로 직접 그린 태극기를 쥐고 기도하는 사진은 이 시대 기성세대가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를 되새기게 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59주년 현충일 추념식에서 “6·25전쟁이 끝난 지 6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름 모를 산야에 묻혀 있는 호국 용사들이 있다”며 정부가 이들 전사자의 유해 발굴에 최선을 다할 것임을 밝히고 “앞으로도 선열들의 애국정신을 기리는 사업을 꾸준히 추진해 후세들이 조국을 위한 희생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1950년 6ㆍ25전쟁 발발과 함께 130여만 명이 참전했지만 현재 생존해 있는 참전용사는 20여만 명에 불과하다. 이분들 또한 머지않아 기억 속에 각인된 ‘의로운 영웅’으로 역사의 뒤안으로 사라지게 될 것이다. 지난 5개월간 국가보훈처가 발굴한 참전유공자는 대상자 42만2000명 중 2152명에 그쳤다. 그리고 아직도 찾지 못한 13만여 명의 전사자가 이름 모를 산하에서 후손들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지난 2000년 유해 발굴 사업을 시작한 이후 현재까지 7700여 전사자 유해만 찾았을 따름이다.
국가유공자에 대한 예우를 위해서는 유해 발굴과 더불어 전사자들을 기리는 상징물 건립이 시급하다. 국가보훈처는 2012년부터 참전 호국용사를 기리고 상징하는 ‘호국보훈의 불꽃’ 조형물을 서울 광화문광장에 건립하려고 계획하고 있다. 대한민국재향군인회를 비롯한 6ㆍ25전쟁 참전단체와 광복회, 4ㆍ19단체 등 17개 연합회가 이를 적극 지지, 촉구하고 있다.
하지만 서울시는 조형물 건립 취지에는 공감한다면서도 ‘제한된 공간 설치는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며 광화문 광장 설치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지난 4월 15일 박세환 대한민국재향군인회장이 연합회장을 겸하고 있는 17개 단체로 이뤄진 ‘호국보훈안보단체연합회’는 2014년 정기총회에서 전체 단체장들이 광화문 광장에 ‘호국보훈의 불꽃’ 조형물 건립을 촉구하는 서명지를 관계 부처에 전달하기도 했다.
광화문 광장은 대한민국 건국의 중심지이자 6ㆍ25전쟁 중앙청 수복 지역이며, 서울의 명소로 외국인도 자주 찾는 상징적인 곳이다. 즉 ‘호국의식’을 부여할 수 있는 최적지인 것이다.
매년 전 세계에서 수많은 관광객이 찾는 프랑스 개선문 광장에도 자국의 호국영령을 추모하는 기념물을 설치해 외국인들에게 프랑스가 추구하는 가치가 무엇인가를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많은 국가가 그렇다. 결국 나라사랑 교육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바로 가까이서 접할 수 있는 상징물로도 크게 일깨울 수 있기 때문이다.
60여 년 전 6월, 불꽃처럼 타올랐던 조국애처럼 광화문 광장에서 ‘호국보훈의 불꽃’이 활활 타오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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